앞선 나의 글에서는 문서의 앞에서는 뒷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사전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한 가지 예시를 통해, 어떤 순서로 설명을 해야 효과적으로 사전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나는 기획서 작성이 서투른 기획자들에게 "코끼리의 생김새를 설명해 보라"는 예시를 즐겨 사용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끼리를 설명해 보라는 나의 요구에, 대체로 코끼리의 부분적인 특징들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 코가 깁니다. 마치 뱀의 몸통과도 같습니다.
- 어금니는 뾰족하고 길게 납니다.
- 다리는 통나무처럼 굵습니다.
- 귓바퀴는 엄청 커서 펄럭입니다.
- 꼬리는 밧줄처럼 얇습니다.
어떤가? 코끼리의 특징을 잘 말했는가?
이제, 코끼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위의 설명을 듣고 머릿속에 코끼리라는 생물의 생김새를 떠올린다고 가정해 보자.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지는 않았을까?
어떤가? 위의 특징을 다 담았지 않았는가? 이 그림이 잘 알고 있는 코끼리인가?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사람일 것이다.
사람의 생김새를 바탕으로 동물을 그린다면 위와 같은 형태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 보겠다.
- 이 생물은 동물입니다.
- 이 생물의 덩치는 엄청 커서 작은 오두막만 한데, 엎드린 자세로, 사족 보행을 합니다.
- 이 동물의 피부는 털이 거의 없습니다. 전체적인 피부에는 주름이 많이 보이는데, 피부색은 대체로 회색빛을 띱니다.
- 머리가 꽤 큽니다.
- 코가 깁니다. 마치 뱀의 몸통과도 같습니다.
- ...
이후의 설명은 위의 설명과 동일하다.
어떤가? 머릿속에 떠올린 이미지가 좀 더 코끼리의 모습에 가까워지지 않았는가?
세부 요소가 자리를 잡을 바탕이 되는 공간이 먼저 그려진 다음에, 세부 요소들이 각각의 위치에 자리 잡아가며 머릿 속에 떠올릴 이미지들이 완성되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효과적인 설명 방식도 그러하다.
전체적인 부분으로부터 세부적인 부분을 설명해야 한다.
마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전체적인 구도를 잡고 세부적인 부분을 묘사하듯, 설명 역시 그러해야 한다.
정보를 전달할 때는, 정보를 전달할 대상이, 사전에 무엇을 알고 있어야 내가 전달할 정보가 잘 해석 될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해야한다.
다음 글에서는 어떤 규칙으로 문서를 작성해야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작성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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