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로그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우리 팀의 구성원은 사촌형과 나, 두 사람이었다.
리소스에 해당하는 부분은 내가 일괄 담당 했었는데 구입한 리소스와 제작한 리소스간의 격차가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조화롭지 못했다.
구입했던 픽셀 이미지들과 내가 손으로 그린 그래픽은 서로 조화롭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한계를 느껴 아트 디자이너 L 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아트 디자이너 L이 참여하면서부터 게임의 퀄리티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어설펐던 캐릭터는 개구진 표정을 지닌 캐릭터로 재 탄생 하였고, 배경 리소스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게 변했다.
그렇지만, 아트 퀄리티가 높아지면서부터 게임의 리소스 제작 비용 또한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다.
당초 예상했던 기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되고 나서야 나는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 사람이 리소스를 감당하기에는 게임 규모가 제법 컸고, 아트 디자이너 L 혼자서는 UI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 지원이 쉽지 않았다.
나는 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렸고, 전부터 알고 지내던 UI 디자이너 B로부터 도움을 요청하여 이 문제를 도움 받고자 하였다.
UI 디자이너 B는 회사 업무로 인해 거의 여유가 없었고,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일주일에 2시간 정도 프로젝트를 도와주었으나 그 일정 마저도 들쭉날쭉했고, 말 없이 연락이 끊기길 일수였다.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도 보지 않았다. UI 디자이너 B로 인해 UI 퀄리티는 내가 하던 작업보다는 훨씬 나아졌으나, 여전히 게임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었다. 일정이 들쭉날쭉하자 우리가 계획했던 작업들이 밀리거나 마구 변경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일손을 줄이고자 요청했던 도움은 밤에 잠을 못 잘정도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렇게 피말리는 3개월 가량의 시간이 지나자 나는 더 이상 이 친구를 믿고 기다릴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다시 생각을 되새겼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오직 시간만이 답이다.
아티스트 디자이너 L의 캐릭터 리소스 제작 작업이 끝나고, UI를 제작하게 되면서 게임은 좀 더 말끔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불만이었지만 말이다.
부족한 일손을 돕고자, 애니메이션은 내가 제작하였으나 아티스트 혼자서 생산할 수 있는 게임 리소스의 양은 한계가 명확했다. 또한, 개별 리소스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결과물의 확정에 신경쓰면 쓸수록 나머지 리소스들의 퀄리티 또한 올라가야만 했다.
아트 리소스를 결정짓는 과정 속에서 나는 큰 교훈을 얻었다.
리소스 하나 하나의 퀄리티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훨씬 중요하고, 품질을 떨어뜨리고 속도를 얻어야한다는 절대적 진실 말이다.
이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생각으로만 알고 있던 것과 직접 겪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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