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토크멘터리 전쟁사 등, 밀덕들에게는 친숙한 역사학자 임용한 교수님의 저서이다. 이 책은 손무가 집필한 손자병법의 주석서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이 책은 단순히 손무의 손자병법을 해설만해둔 것이 아니라, 손무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을 임용한 박사의 시선으로 해석하여, 실제 인류의 역사에서 벌어진 전쟁 중 일어난 사건들을 예시로 잘된 점, 안된 점 등을 작성해두었다.
내가 게임 기획과 관련하여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책이 용병用兵(군사를 부림)하는 법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일은 혼자서 해내기 어렵다. 작게는 두 세명, 크게는 백명 단위 이상의 인원이 공통의 목표를 향해 작업에 정진한다.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의 사람들도 저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전쟁에 참여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부(약탈품)가, 누군가에게는 지켜야할 것(가족, 땅)이, 누군가에게는 이념, 신념이, 다양한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게임이 좋아서, 누군가는 게임으로 큰 돈을 벌기 위해서, 누군가는 당장에 먹고 살기 위해서 게임을 만든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인간이 가진 그 보편적인 특성에 대한 통찰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해야만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
전쟁은 엄청난 자원(물적, 인적)이 투입되며, 심지어 한 번의 전략 실패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 순간 리더가 내린 선택의 결과는 치명적이다. 이에 비한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저술한 군주론 역시, 인간을 부리는(이끄는) 법에 대한 저서이지만, 두 책을 다 보았을 때, 내가 내린 결론은 손자병법이 한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적 제거나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군주론이 더 앞선다고 볼 수 있겠으나,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서는 손자병법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